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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여 행

대구 근대골목 투어

원래는 혼자서 계획하던 여행이었는데, 출발하기 전날 일행이 생겼다!! 이러다 저러다 보니, 세 명이서 가게 되었는데 한 명은 아주 친한 친구이고, 또 한명은 멀리서 놀러온 친구라 대구 구경도 할겸 같이 갔다.

이젠 다시 올수 있을지.. 남아 있을 시간도 얼마 남지 않은 제 고향 대구이기때문에 잠깐이라도 시간 낼 수 있을때 제가 못가봤던 곳에 가보고 싶었는데, 특히 혼자 갈려고 했던 이유는 요즘 스트레스 받는 일도 많고 뭔가 리프레시를 할 수 있는 계기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결국에는 혼자가 아니라 일행이 있었지만 성공이라고 해도 될 만큼 만족스러운 여행이되었던 것 같다. 무튼 이번 여행의 결론부터 말하면 내가 살아온 나날들을 돌아보기에 충분했고, 몰랐던 사실도 알게되면서 정말 즐거운 시간이라고 말하면 충분한 설명이 될까..?


처음 간 곳은 서문시장!! 서문시장은 사실 12시에 여행을 시작했기 때문에 시장음식을 먹고 시작하기 위해서 간 곳이었다 ㅋㅋㅋㅋ 우연찮게도 가장 처음 여행지도 서문시장 근처이기 때문이기도 했고... 서문시장 내에 길게 늘어선 노천식당이라고 하나? 포장마차 같은 먹거리 골목이 있는데, 거기서 긴 의자에 세명이서 주르륵 앉아서 우동과 메밀묵을 흡입하고는 첫 여행지인 청라 언덕에 있는 '선교사의 집' 으로 향했다. 의료선교박물관 이라고 하여 옛날에 선교사들이 살던 집에 그 당시에 쓰던 의료기기들을 전시해두고 관광객들에게 개방시켜놓았는데, 아쉽게도 12시까지가 오픈시간이라 들어가보지 못했다ㅠㅠ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대부분 집 내부를 탐방하는 사람들은 미리 예약을 하거나 대구시청에서 시행하는 근대골목투어 가이드를 미리 신청하고 온다고 한다. 즉흥여행도 아니었는데 몰랐다는게 참...


옛날 건물 그대로 남아있어 멋스럽고 아날로그적 감성이 물신풍기는 곳이었다. 안에 들어가보질 못해서 아쉬웠지만 바깥 구경도 할만 했고, 마지막 사진에 보면 옛날 집과 기념비석, 그리고 뒤에 큰 교회가 보이는데, 여기가 사진을 예쁘게 찍을 수 있는 spot이라고 바닥에 적혀있었다. 교회 내부를 대충 둘러보니 상당히 컸던 것 같다..옆에 있는 작은 건물에는 교회가 100주년이 되었는지 기념 전시관도 있었고, 입구를 못찾아서 교회 주변을 빙빙 돌았는데 너무 큰 나머지 주변을 도는것도 시간이 엄청 걸렸고, 예배당은 잠겨있어서 못들어갔었지만 웅장하고 엄숙한 분위기가 느껴졌다.


두번째로 간 곳은 선교사의 집과 커다란 교회를 지나면 바로 보이는 '3.1운동길' 이다. 옛날 일제강점당시에 3월 1일 만세운동을 할 때 이 길을 지나가면서 했다고 하여 그렇게 3.1 운동 길이라 불리며, 길게 늘어선 계단을 따라서 벽면에 옛날 사진을 전시해놓았다. 여기서 삼각대를 가져와 사진을 찍는 커플도 있었고, 단체로 놀러와서 만세를 하며 사진찍는 사람들도 구경할 수 있다.


세번째는 3.1운동길을 따라서 내려와 길 건너에 바로 보이는 '계산성당' 이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마침 그 날 2시쯤에 결혼식이 있는지 꽃으로 예쁘게 꾸며놓아서 정말 보기 좋았다. 




자, 네번째 여행지는 작가 '서상돈과 이상화의 고택'. 가는 길에 타일로 만든 태극기와 이상화, 서상돈의 얼굴도 있고, 걸어가는 바닥에는 이상화의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의 구절이 새겨져 있다.


대놓고 '이상화 고택' 이라고 써놓은 패가 살짝 웃음을 자아내는... ㅋㅋㅋ 조금 웃긴 것은, 이상화 고택이라고 옛 모습을 아직 복원중인 작업이 한창이었는데, 바로 옆에 고층아파트가 있었다. 그것도 서상돈 고택의 대문이 아파트로 향하는 문이라 참 언밸런스한 조합이었는데 도심에 이런 유물이 아직 남아있다는 것이 한편으로는 기쁘기도 했다.


다섯번째 여행지는 '약령시' 라고 불리는 약전골목과 '진골목' 인데 약전골목은 동성로(대구번화가)바로 옆에 있기 때문에 평소에 많이 돌아다니는 곳이라 특별할 것도 없어서 사진을 찍지 않았다. 이때부터 DSLR이 무겁고 귀찮아지기 시작... 사진은 없지만 한약재박물관인가? 3층짜리 건물이 있길래 마당에서 투호도 해보고 제기차기는 바람이 너무 심하게 불어서 실패... 내부에는 옛날 의원이나 한약재들을 전시해두고 체험도 할수있게 해놓거나 족욕체험 같은걸 많이 만들어 놓았는데, 어르신들이 너무 많아 계셔서 하고싶긴 했지만 그것도 시간이 맞질 않아서 실패...

그리고 다음으로 향한 곳은 진골목입. 대구 사투리로 길다를 '질다'라고 말하기도 하는데(할머니들만) 긴 골목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어 진골목이라고 불린다고 한다.

진골목 중간에 있는 게스트하우스 팻말이다. 옆에 커다란 포스터에 아무 것도 필요없이 칫솔 하나만 들고오라는 문구와 함께 아주 저렴한 가격으로 숙소를 임대를 해주는 듯 했는데, 전국 여행을 하면서 대구에 잠깐 들러 쉬고 가기에는 안성맞춤인 듯 했다. 입구에 놓인 작은 입간판이 아날로그하면서 분위있어 사진을 찍었다. 


여기서 잠깐 쉬어가는 의미에서 저번에 갔던 '미도다방을' 다시금 들렀다. 전 와본 곳이지만 같이 갔던 친구들이 많이 궁금해하길래 방문했었는데, 그 날도 어김없이 어르신들의 핫플레이스의 명성에 부끄럽지 않을정도로 매우 북적였다.


그리고 내가 시킨 쌍화차. 저번에 왔을때는 노른자를 먹었다가 삼키는데 고역을 치럿기 때문에, 이번에는 견과류와 차만 마시고 노른자는 덩그러니 찻잔 안에 남기고 왔다. 사실 주문 할 때 노른자를 빼달라고 했던 것 같은데 나와서 당황. 

언제와도 정다운 분위기가 참 좋았습니다.


마지막은 '경상감영공원''대구 근대 박물관' 이었다. 사실, 마지막 코스는 '김광석길' 까지 가는 것이었는데 날씨가 햇살은 따뜻했으나 차가운바람이 엄청 부는 가운데 오래 걸었더니 세명 다 지쳐서 졸린 상황이었다. 근대박물관까지 둘러보고 저녁을 먹는걸로 일정을 조정하고 마지막코스를 아주 대충 둘러보았다. 


날씨가 조금만 따뜻했더라면 더 좋았을텐데... 다 가보지 못해서 아쉬웠다. 대구 근대 박물관으로 쓰이는 건물을 옛날에 식산은행이라고 하여, 일제 강점기 당시에 일제가 우리나라를 수탈하기 위해 만든 은행이었다. 정말 아픈 역사.. 안에 들어가보니 버스형태로 만들어서 근대골목 여기저기에 어떤것들이 있었는지 설명해주는 동영상을 봤는데, 대구 시청은 옛날에 대구 부청이라고도 불렸다고하더라. '부' 라고 함은 일제가 우리나라를 식민지로 삼았을 때 일본인들이 밀집해서 살고 있던 지역을 뜻하는 말이었는데 그 중의 하나가 대구였다. 대구에 사는 일본인들을 위한 기관이랄까.. 그러한 목적으로 만들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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