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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책'에 해당되는 글 4건

  1. 2014.09.30 <13 계단> - 다카노 카즈아키 (1)
  2. 2014.06.13 <비행운> 김애란
  3. 2013.02.05 [토스터 프로젝트] - 토마스 트웨이츠
2014. 9. 30. 17:26 Essay/책



13계단

저자
다카노 가즈아키 지음
출판사
황금가지 펴냄 | 2005-12-24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추리소설의 묘미인 장치들의 향연]

평소 추리소설을 즐겨읽지 않는 편이라 (고등학교때 읽었던 셜록 홈즈 시리즈가 마지막이었다) 소설에 관해 분석하거나 그 장치들이 어떤 복선을 던져주는지에 대해서 깊게 알지는 못하지만 13계단에서 나오는 단서들은 묘하게 그 조화를 이루는 것이 매우 자연스러웠다. 뭐 하나 의미없이 던져지는 것 없이 쏙쏙 발견되는 장치들은 지루할 수도 있는 긴 이야기에 긴장을 놓치 못하게 만드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준이치의 지문이 발견된 손도끼와 인감은 10년 전에 준이치가 가출을 감행했었다는 사실을 회상하게 만들며 수사에 혼란을 주었던 반면 전혀 예상치 못했던 인물에게 화살을 돌릴 수 있게 만든 전환점이었다. 탐정이 아닌 퇴직 교도관과 상해죄로 2년간의 복역기간을 마치고 나온 전과자 준이치가 자신과는 전혀 관련 없는 인물인 사카키바라 료의 누명을 벗겨주기 위해 죽을 고비를 넘겨가며 고군분투 하는 스토리는 추리소설의 식상함에 지친 독자들에게 신선함을 안겨주기에 충분하다. 이해 못 할 정도로 내용을 꼬아놓지도 않았기 때문에 책을 가까이 하지 않는 사람이라도 부담스럽지 않게 읽어내려갈 수 있는 책을 오랫만에 읽은 듯해서 기분이 아주 좋았다. 다만 일본은 부부가 같은 성을 쓰는 것이 대부분이라 피해자 노부부와 그의 아들 부부의 성이 모두 같기 때문에 인물을 구분하는게 다소 힘들었을 뿐...



[영화도 궁금해지게 만드는 원작의 위대함]

지난 겨울, 이모가 출장 때문에 강남으로 올 일이 생겨서 우리 집에 묵게 된 날이었다. 드디어 다 읽었다며 나에게 꼭 읽어보라는 말과 함께 이 책을 우리 집에 두고 갔었다. 표지 때문인지, 제목 때문인지, 아니면 수박 겉 핥기 식으로 대충 전해 들었던 줄거리가 사형제도에 관한 내용이어서 마음에 들지 않았던 탓인지 거의 1년이 다 가도록 책장의 한 쪽 구석을 차지하고 나올 줄을 몰랐는데 내가 하던 독서모임에서 내가 도서를 선정 할 차례가 오자 제일 먼저 생각이 나서 선택하게 되었다. 마침 우리 모임의 정신적 지주이신 안교수님께서도 괜찮은 책이라며 동의하셨기 때문에 책을 읽기 전에도 편한 마음으로 도서를 선정 할 수가 있었다. 책을 읽는 내내 글을 보고 있지만 머릿속으로는 준이치가, 그리고 난고가 몸싸움을 벌이는 장면이 끊임없이 그려졌고 결국 이게 영화로 나왔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에까지 이르게 되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이미 영화로 만들어 진 전적이 있던 것이다. 안타깝게도 DVD나 영상 파일을 전혀 구할 수가 없었고 포털사이트에 게시된 영화정보에 짤막하게 올라 온 트레일러가 전부였다. 이렇게 재밋는 책을 얼마나 재미없게 만들었으면 영화 DVD조차 구할 수가 없는지 모르겠다면 투덜거렸지만 지지리 못만든 영화라 하더라도 한 번쯤은 보고싶은 마음이 든다. 마치 해리포터 시리즈의 매니아들이 영화에 큰 기대는 걸지 않지만 정말 좋아하는 소설이라 한번 보고나 싶다(?) 하고 생각하는 것과 비슷하리라. 



posted by 쿸흐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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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호기심과 여러가지 2014.10.02 23:21 신고  Addr  Edit/Del  Reply

    잘 읽고 갑니다~ 가을 기운과 함께 즐거운 하루 되시길 ^^

2014. 6. 13. 13:49 Essay/책



비행운

저자
김애란 지음
출판사
문학과지성사 | 2012-07-19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언니이고 누나이며 친구 같은 작가, 김애란 여름밤, 선물처럼 보...
가격비교


[마냥 행복하지는 않은 우리네 일상을 그리다.]

비행운을 읽어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하겠지만, 읽는 내내 '제발 이제 그만, 제발 그만해!!' 를 연발하게 만드는 본격 설상가상 엎친데 덮친 소설이라 말할 수 있다. 왜 주인공이 대학시절 짝사랑했던 선배에게 실망을 해야만 하는지, 왜 아버지의 실족사도 모자라 당뇨로 돌아가신 어머니의 시신조차 수습하지 못하는 상황까지 가야만 하는지, 더 나아가서 왜 이런 비극인 소설을 쓰고 우리는 또 그걸 읽고 있는지. 특별할 것 없는 평번한 이야기지만 책 한 권을 읽는 내내 읽는 목적과 방향에 대해 중심을 잡지 못해 혼란에 빠지기 쉬운, 어찌보면 이런 이야기에 내가 휘청하다니 자존심이 상할 법한 그런 책이다. 드라마에 흔히 나오는 부잣집 자제도 없고, 주인공의 파란만장한 일대기나 비범함은 눈씻고 봐도 찾아 볼 수 없는 아주 평범한 인물구성 때문에 개인적으로 최근 6개월 동안 봤던 책 중 가장 감정이입이 쉬웠다고 생각한다. 어느 프랑스 작가의 청년시절 연애담이 아닌, 아주 먼 나라 팔레스타인의 슬픈 이야기가 아닌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서울 하늘 아래에서 충분히 나에게 일어날 수 있는 비극들만 모아놓은 컬렉션이라고나 할까. 책을 덮으며 '에이 기분만 우울해졌네' 하고 잊어버리면 그만인 이야기지만, 왠지 모르게 가슴에 무언가가 남는 묘한 기분이 들었다. 아마 작가는 내가 아직 이해하지 못하는 그런 느낌을 노렸던 것은 아닐까 곰곰히 생각 해 본다.



[우리의 삶은 비극이다?!]

책에 대해 지인들과 이야기를 나눠 본 결과, 그 분들은 책의 주제에 대해서 우리네 삶의 의미는 비극에 가깝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하더라. 아직까지도 100% 이해가 되지 않는 '비극에 가까운 느낌'을 조금 풀어서 설명 해 보자면 사람은 타인이 될 수 없고, 충분히 이해하고 있기는 하나 완벽히 타인을 헤아릴 수 없으므로 세상과의 소통 또한 나는 충분히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게 아닐 수 있으며 우리는 평생 나의 소통이 옳은지 옳지않은지 정답을 알지 못한 채 살아가야 한다. 이러한 사실을 객관적으로 보았을때 정말 비극적이고도 고독한 노력이 아닐 수가 없다. 아마 이러한 뜻을 비극에 가깝다고 표현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조심스럽게 해석 해 본다. 그들의 생각이 이러했던 반면, 조금 다른 맥락에서의 나의 감상은, 김애란 작가로부터 이 책을 읽은 너는 이렇게 살지 말아라 하는 메세지를 받은 듯 했다. 나의 감상을 토로하자 옆에서 잠자코 듣고 계시던 안교수님께서 '아~' 하는 탄식과 함께 그런 생각이 다 들었냐며 신기해하셨던 기억이 난다. 이 또한 연령대, 생활 환경, 각자의 가치관 등에 따라서 사람마다 달라질 수 있는 감상이며 안교수님과 나는 서로가 가진 것이 너무나도 다른 타인이기 때문에 서로의 의견에 동의는 하지만 완벽히 이해할 수 없는 비극이 따라오는 것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우리는 각자 다르기 때문에 서로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고 그러한 과정에서 성숙한 어른이 되어간다는 이치를 보았을 때 이를 비극으로만 치부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아젠다 별로 생각 해 본 비행운]


1. 가장 좋았던 단편 하나씩을 고른다면? 그 이유는?

좋았던 단편을 하나만 고르라면 나는 단연 '하루의 축'을 고를 것이다. 아들 하나만 바라보고 사는 어머니의 삶에 왜이리도 공감이 가는지 나와 직접적인 관련은 없는 이야기였지만 아들을 향한 어머니의 마음에 알 수 없는 연민을 느꼈었다. 자식에게 주는 조건없는 사랑과 그 사랑에 반해 돌아오는 반응에 대한 괴리감이 마치 내가 누군가를 사랑하고 그 사람에 대해 쏟는 사랑에 보상을 바라는 무의식적인 기대감과 비슷한 것이 아닌가. 완벽하게 똑같은 사랑은 아니지만 내가 느껴본 사랑과 비슷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2. 두 소설집(두 작가)의 차이 또는 공통점은? (ex. 서술방식, 캐릭터 설정, 주제 또는 배경, 삶을 바라보는 시선 등)

사실 내가 모임에서 이야기를 나누었던 책은 비행운 한 권이 아니었다. 줌파 라히리의 축복받은 집 이라는 소설과 비교를 하며 두 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었는데 당연히 우리나라 소설과 외국 소설이라는 차이점이 있기 때문에 차이가 있을 수 밖에 없었다. 그리하여 발제된 아젠다였다. 개인적으로 지적 수준이 부족했던 탓일까, 두 소설의 차이를 비교하라는 아젠다를 덜렁 던져놓고 나니 어디서부터 어떻게 비교를 해야할지, 다르다는 것은 알겠지만 이걸 어떻게 말로 표현해야 할지 막막했다. 단지 내가 느낀 것만을 표현하자면 줌파 라히리의 축복받은 집의 경우는 서술방식이 주인공과 상황을 암묵적으로 던져주고는 그에 대한 판단은 독자에게 맡기는 반면 김애란의 비행운에서는 상황과 사건, 주인공이 느끼는 감정 모두 담담하게 표현하고는 있지만 그에대한 감상 또한 독자에게 작가가 의도하는 대로 느끼라고 주입하는 형식으로 서술이 된다는 것이다. 물론 그게 나쁘다는 것도 아니고, 그런 의도 또한 성공적이라고 생각한다.


posted by 쿸흐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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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2. 5. 00:25 Essay/책



토스터 프로젝트

저자
토머스 트웨이츠 지음
출판사
뜨인돌 | 2012-07-11 출간
카테고리
정치/사회
책소개
토스터 제작과정을 통해 현대사회의 소비문화를 엿보다!맨손으로 토...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연탄재 함부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네 휴대폰이 구형이라 욕하지 마라. 너는 싸구려 토스터 하나라도 손수 만든 적이 있느냐.


토머스 트웨이츠라는 이 당돌한 디자인학과 청년은, 석사과정의 마침표를 토스터를 자기가 직접 만들어보는 프로젝트로 하고자 했다.

캡스톤 디자인에 참가 한 경험이 있는 나는, 다른 팀이 사람의 모션을 읽고 움직이는 로봇이라던가, 인공지능 휠체어 등 화려한 작품들을 본인 스스로의 기술로 만들지 않고 지원금으로 산 키트에 의존하여 엉터리 졸업작품을 제출하는 모습을 아주 진절머리가 날 정도로 많이 보았었다. 남이 만들어놓은 만들기 세트에 '조립'이라는 숟가락만 얹어놓은 행위는 3달가량 머리를 쥐어짜가며 안드로이드 어플리케이션 개발에 몰두하던 우리 팀을 한순간에 바보로 만들어버렸다. 이런 경험 때문이었을까, 책을 처음 접한 순간부터 나는 '에이... 그냥 만들기 키트로 조립만 한거 아냐?'라고 나만의 좁은 식견으로 마음대로 판단해버리고 말았다. 하지만, 첫 장을 펼치는 순간 그렇게 생각한 내 스스로가 정말 부끄러웠다.

1. 분해

2. 강철

3. 운모

4. 플라스틱

5. 구리

6. 니켈

7. 조립


책의 첫머리에 나오는 목차이다. 작가는 토스터에 들어가는 모든 부품의 원료를 맨손으로 얻어 낸 것이다.

토스터 프로젝트의 처음은 토스터를 분해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생각보다 많은 부품에 구하기 까다로운 원재료는 과연 이게 가능할까? 이 사람이 정말 성공을 했을까? 하는 의문을 자아내며 점점 책 속으로 빠지게 만든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토마스는 성공적으로 성공하였다. 상품가치는 없지만 자기가 세운 목표는 모두 달성했다는 것이 중요한게 아닐까. 

그가 세운 규칙은 이러했다.

-내가 만들 토스터는 전자 대리점에서 파는 것과 유사해야 한다.

-모든 부품을 맨손으로 만든다.

-가내 수공업으로 만든다.

마지막 규칙인 '가내 수공업'은 조금은 우스꽝스럽지만 그를 누구보다 멋진 사나이로 보이게 했다.

직접 만드는 것이 멋이 있는가? 그런 뜻이 아니다. 가내 수공업의 규칙을 가장 잘 보여주는 부분은, 책의 후반부에 토스터의 겉면을 감싸는 플라스틱 몸체를 만드는 부분이다. 정말 눈물겹도록 끈질긴 플라스틱과의 사투. 석유에서 플라스틱을 추출하는 작업을 개인적으로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전문가의 의견에 차선책인 젖산을 이용한 플라스틱 정제에 도전하게 된다. 




*고온에서 철을 정제하기 위해 전자레인지를 사용하였지만 하나의 전자레인지를 태워먹고, 두번째 시도에서는 동전 크기만한 철을 얻는데 성공하였다. 하지만 토스터에 들어 갈 분량의 철을 얻으려면 이 과정을 수십번 반복해야만 했다. 




*토스터의 열판의 원료인 운모를 구하기 위한 작업이다. 토마스는 운모를 구하기 위해서 스코틀랜드의 작은 섬에 찾아가 모험을 한 끝에, 자신의 주머니 칼로 투명한 광물을 조금 떼어낼 수 있었다. 




이 외에 구리와 니켈을 얻기 위한 모험과 시행착오가 있었다. 물론 그 과정도 뼈빠지게 힘들었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책에서의 비중이 그다지 큰 것은 아닌걸로 보아, 앞서 설명한 과정에 비하면 비교적 수월하였기에 그렇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지만 고생을 과다소비하지 않으셨나 싶을 정도의 무모함이었다.



그리고 드디어 완성... 수 많은 토스터들 사이에서 토마스 트웨이츠표 토스터가 보이는가?

상처뿐인 영광이라고나 할까. 그에게 있어서 토스터 프로젝트는 어떠한 의미로 다가올까? 조금 다른 맥락이지만 세계의 자연에서 먹거리를 얻어내는 베어그릴스의 공학버젼을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디자인학과의 석사학위라면 이 보다는 편한 방법으로도 충분히 딸 수 있었을 법한데 왜 굳이 그는 힘든 여정을 택하였을까? 하지만 단 한가지, 모두가 인정할만한 전리품은 바로 토스터 프로젝트를 주제로 TED에서 강연 할 기회와 어느 정도의 인기를 얻은 것이다. 병신같지만 멋있다는 말은 바로 토마스 트웨이츠의 모험을 두고 하는 말인 것 같다.




posted by 쿸흐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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