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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책

<13 계단> - 다카노 카즈아키



13계단

저자
다카노 가즈아키 지음
출판사
황금가지 펴냄 | 2005-12-24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추리소설의 묘미인 장치들의 향연]

평소 추리소설을 즐겨읽지 않는 편이라 (고등학교때 읽었던 셜록 홈즈 시리즈가 마지막이었다) 소설에 관해 분석하거나 그 장치들이 어떤 복선을 던져주는지에 대해서 깊게 알지는 못하지만 13계단에서 나오는 단서들은 묘하게 그 조화를 이루는 것이 매우 자연스러웠다. 뭐 하나 의미없이 던져지는 것 없이 쏙쏙 발견되는 장치들은 지루할 수도 있는 긴 이야기에 긴장을 놓치 못하게 만드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준이치의 지문이 발견된 손도끼와 인감은 10년 전에 준이치가 가출을 감행했었다는 사실을 회상하게 만들며 수사에 혼란을 주었던 반면 전혀 예상치 못했던 인물에게 화살을 돌릴 수 있게 만든 전환점이었다. 탐정이 아닌 퇴직 교도관과 상해죄로 2년간의 복역기간을 마치고 나온 전과자 준이치가 자신과는 전혀 관련 없는 인물인 사카키바라 료의 누명을 벗겨주기 위해 죽을 고비를 넘겨가며 고군분투 하는 스토리는 추리소설의 식상함에 지친 독자들에게 신선함을 안겨주기에 충분하다. 이해 못 할 정도로 내용을 꼬아놓지도 않았기 때문에 책을 가까이 하지 않는 사람이라도 부담스럽지 않게 읽어내려갈 수 있는 책을 오랫만에 읽은 듯해서 기분이 아주 좋았다. 다만 일본은 부부가 같은 성을 쓰는 것이 대부분이라 피해자 노부부와 그의 아들 부부의 성이 모두 같기 때문에 인물을 구분하는게 다소 힘들었을 뿐...



[영화도 궁금해지게 만드는 원작의 위대함]

지난 겨울, 이모가 출장 때문에 강남으로 올 일이 생겨서 우리 집에 묵게 된 날이었다. 드디어 다 읽었다며 나에게 꼭 읽어보라는 말과 함께 이 책을 우리 집에 두고 갔었다. 표지 때문인지, 제목 때문인지, 아니면 수박 겉 핥기 식으로 대충 전해 들었던 줄거리가 사형제도에 관한 내용이어서 마음에 들지 않았던 탓인지 거의 1년이 다 가도록 책장의 한 쪽 구석을 차지하고 나올 줄을 몰랐는데 내가 하던 독서모임에서 내가 도서를 선정 할 차례가 오자 제일 먼저 생각이 나서 선택하게 되었다. 마침 우리 모임의 정신적 지주이신 안교수님께서도 괜찮은 책이라며 동의하셨기 때문에 책을 읽기 전에도 편한 마음으로 도서를 선정 할 수가 있었다. 책을 읽는 내내 글을 보고 있지만 머릿속으로는 준이치가, 그리고 난고가 몸싸움을 벌이는 장면이 끊임없이 그려졌고 결국 이게 영화로 나왔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에까지 이르게 되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이미 영화로 만들어 진 전적이 있던 것이다. 안타깝게도 DVD나 영상 파일을 전혀 구할 수가 없었고 포털사이트에 게시된 영화정보에 짤막하게 올라 온 트레일러가 전부였다. 이렇게 재밋는 책을 얼마나 재미없게 만들었으면 영화 DVD조차 구할 수가 없는지 모르겠다면 투덜거렸지만 지지리 못만든 영화라 하더라도 한 번쯤은 보고싶은 마음이 든다. 마치 해리포터 시리즈의 매니아들이 영화에 큰 기대는 걸지 않지만 정말 좋아하는 소설이라 한번 보고나 싶다(?) 하고 생각하는 것과 비슷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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