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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런 블로그 리뉴얼에 관한 고찰


내가 블로그를 방치하고 살아온지 거의 1년이 다 되어가는 이 시점에 불현듯 블로그를 새단장 하게 된 이유는 아마도 이런 일에 몰두하면서 잡생각을 없애고 싶었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올해는 유난히 연초부터 개인적으로도 많은 일이 있었고, 다른 것에 신경을 쓰지 못 할 정도로 회사 일도 많았는데

중순 정도 되니 본의 아니게 물갈이가 되어 대대적으로 분위기가 많이 어수선해졌다.

이유가 어찌됐든 올해의 나는 어느 한 가지에도 제대로 집중하지 못하고 치이는대로, 던져지는대로 흘러가기만 했던 것 같다.


항상 n년 후의 나는 어떤 모습일까 상상하며 살아오던 내가 지나 온 시간에 대해 아쉬움을 느끼는 순간부터였을까, 부쩍 사소한 것 까지 메모하는 빈도가 늘어났고 평생을 따라다니며 나를 괴롭히던 게으름에서 벗어 날 수 있게 되었다.

헤프게도 업데이트 하던 소셜 미디어의 피드도 어느샌가 뜸해졌고, 관계란, 가족이란, 사랑이란 따위의 새삼스러운 단어의 의미를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다.


이번 주에 갔던 영어 회화 수업에서 선생님이 내게 던진 질문에 나는 쉽게 대답하지 못했다.

'Describe yourself using 3 words.'

누군가 나에 대해 알고싶어 내게 묻는다면 나는 아무런 소개도 해 줄 수 없다는 것이다.

다른 말로, 시간은 흘러가고 나는 그냥 살고 있을 뿐 스스로 나의 삶에 대해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는 것이고, 특별할 것도 없다는 말이다.


단순히 대화 주제를 이끌어내기 위한 질문인데 나는 참 이상하게도 그 질문에 대해 오랫동안 고뇌했다.

그 누구도 나에게 큰 기대를 하지 않는데 오직 나만이 내 자신에게 지나친 기대를 하고있다.

그리고 나서 스스로를 되돌아보니,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 하나 둘 씩 보이기 시작했고 이런 것들을 잊어버리지 않게 적어두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든 것은 시간이 지나면 변하고 잊혀지기 마련인데 지난 내 모습을 추억할 수 있는 매개체가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에 나는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기록하는데 몰두하기로 했다.


사소한 것에도 고민하는 나 자신에 대한 자아도취라고 한다면 할 말이 없겠지만 말이다.